미역의 종류

울진 해안의 미역은 생장 위치, 채취 시기, 수심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특히 어민들은 미역을 단순한 식재료가 아닌, 삶의 리듬과 연결된 ‘이름 있는 생명체’로 인식합니다.

못미역

‘못미역’은 한 해 처음 돋는 햇미역을 뜻합니다. 얕은 바위에 자생하며 수심이 낮고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자라 ‘처녀 머릿결처럼 하늘하늘하다’는 표현을 씁니다. 첫 채취 미역으로, 보통 봄철 못자리 철과 겹쳐 붙여진 이름이기도 합니다.

몸미역

‘몸미역’은 해수면 바로 아래, 수심 약 0.5~1m에 자라는 미역으로 짧고 검으며 맛과 식감이 뛰어나 상품성이 높습니다. 해녀들이 주로 채취하며, 바위 위에 햇빛과 파도에 단련되어 자랍니다.

수심곽

‘수심곽’은 수심 2~5m 깊은 바다에서 자라는 미역으로, 장각(말린 길쭉한 미역 상품)으로 많이 쓰입니다. 해녀 또는 잠수기를 이용해 채취하며 줄기가 길고 유연합니다.

같은 미역이라도 자라는 위치, 바위의 염도, 햇빛의 양에 따라 맛과 질감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울진 어민들은 짬(미역이 자라는 바위)별로도 차이를 인식하며 미역을 구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