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 채취 관련 설화 및 속신
울진의 바닷마을에서는 미역을 단순한 생업 대상이 아닌, 바다신과 자연의 축복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미역이 잘 자라기 위해서는 ‘하늘 날씨’, ‘바다 날씨’, ‘해녀’가 모두 맞아야 한다는 말처럼, 어민들은 바다의 흐름을 읽고 자연의 기운을 받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짬고사
매년 음력 10~11월경, 울진 북면 나곡3리 등지에서는 밤에 미역 짬으로 나가 막걸리에 푼 좁쌀을 바위에 뿌리는 ‘짬고사’를 올렸습니다. “좁쌀처럼 미역이 다닥다닥 붙게 해 주소”라는 기원이 담긴 이 의식은 바다에 대한 공경이자 마을 공동체의 염원입니다.
성황당과 동제
정월 대보름을 전후해 마을마다 성황당에 햇미역을 걸고 제를 올리는 풍속도 이어져 왔습니다. 이는 미역의 풍년과 마을의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신앙 행위이며, ‘삼신께 올리는 미역국’의 전통과도 연결됩니다.


금기와 조심스러움
미역을 자르기 전에는 험한 말을 삼가고, 짬에 들어가기 전에는 손을 바닷물로 씻는 등 미역 채취에는 수많은 ‘조심스러움’이 동반됩니다. 어떤 해녀는 미역 채취 직전 “할망, 오늘도 바다 맡깁니다”라고 바위에 인사하기도 했습니다.
전해지는 말들
- “짬에 민물 들어오면 미역이 단맛이 나요.”
- “몸미역은 햇빛 본 거라 짧고 맛나지요.”
- “수심곽은 오래 숨 참고 따야 하니, 하늘도 마음도 맑아야 돼요.”

이러한 속신과 설화는 단순한 미신이 아닌, 자연을 경외하고 바다를 존중하는 삶의 태도이자 해양문화유산의 일환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